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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9일 16개 여야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공약 중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선심성 헛공약’ 15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단체장의 권한을 넘어서거나 재원조달 방안이 막막한 구호성 공약들이 주를 이룬다. 경실련은 광역단체장 후보 52명의 주요 공약 288개를 대상으로 ▲공약의 적실성(비전·가치) ▲실현가능성(권한·재원조달) 등을 평가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이 꼽은 첫번째 헛공약은 박주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내세운 ‘올림픽지하도로 및 동부간선지하도로 건설’. 재원조달 방안으로 조 단위에 이르는 민자유치를 제시했지만 가능성이 희박하고, 승용차 위주 교통정책은 서울시의 대중교통 중심 정책과 배치된다는 것이 헛공약으로 선정된 이유다. 오거돈 열린우리당 부산시장 후보가 내놓은 ‘부산 - 평향 직항 항공노선 개설’도 헛공약으로 선정됐다.

경실련은 “시장 권한을 넘어서는 일이고, 사업비도 전혀 추계되지 않아 시행 의지가 의문”이라며 “표를 의식한 형식적 대북공약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허남식 한나라당 부산시장 후보도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내걸었지만, 경실련은 “중앙정부에 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내용이 없는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박승국 국민중심당 대구시장 후보가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국비로 지하철 3호선 착공’도 헛공약으로 뽑혔다. 경실련은 “법개정 사항이고, 기존 지하철에 대한 재정 적자를 메울 방안도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기선 열린우리당 인천시장 후보가 제시한 ‘인천인천경제자유구역의 특별자치단체화’도 “중앙정부의 권한”이라는 이유로 헛공약으로 선정됐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격돌한 진대제 열린우리당 후보의 ‘일자리 100만개 창출’과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의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도 나란히 헛공약으로 분류됐다.

또 박준영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와 이완구 한나라당 충남지사 후보는 똑같이 ‘한 시간 생활권 도로망 구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동시에 헛공약 낙인을 받았다. 평가에는 경실련 공약검증단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경실련이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하는 ‘헛공약 찾기 캠페인’에 올라온 유권자들의 의견도 반영됐다.

박영출기자 equali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