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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최근 언론을 통해 발표된 여론조사 동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각종 악재속에서도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변함이 없고 반면 열린우리당의 지지도는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열린우리당의 이같은 현상을 ‘정체성 혼란’ 이라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이념적 스펙트럼은 넓지만 이를 묶을 수 있는 리더십은 취약하다” 며 “모호한 정체성에서 나오는 끊임없는 내분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규정하면.

“성향적으로는 크게 ‘안정 속에 개혁을 원하는 중도개혁성향층’ 과 ‘변화와 개혁을 중시하는 진보성향층’ 으로 나뉜다. 지역적으로는 호남·충청권이고, 연령적으로는 20·30대의 젊은층이다.”

―지지층이 이탈하기 시작한 시기는.

“사실 지난 2004년 총선에서 1차 이탈이 시작됐다. 진보성향층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지지로 돌아섰다. 총선이 끝난 뒤에는 중도개혁성향층이 빠져나갔다. 또 지난해 재·보선 패배와 대연정, 도청수사 등을 거치면서 호남·충청권 중심의 ‘지역 지지층’ 이 2차로 이탈했다.”

―남아 있는 지지층의 성향은.

“전통적 지지층의 특성이 엷어진 상태다. 성향적으로는 한나라당이나 민노당으로 가기는 힘든 ‘잔존층’ 성격이 강하다.”

―이탈층은 어느 정당 지지로 옮겨갔나.

“이탈층이 곧바로 한나라당 지지층으로 전환되지는 않고 있다. 대개 유동층으로 남아 있다. 최근 정당지지도를 보면 여전히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 진영의 지지도 합이 거의 비슷한 상태다.”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층은.

“지역적으로는 영남 중심이고, 수도권·강원도 및 일부 충청지역에서 50대 이상 연령층이 포함된다. 지리적으로 동쪽을 차지하고 있어 동부연합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대체로 ‘친미’ , ‘반공’ , ‘성장 중심’ 의 보수적 특성을 갖는다.”

―한나라당 지지도가 높은 이유는.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특별히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 지금의 지지도 차이는 근본적으로 열린우리당의 부진에 따른 상대적 우위다.”

―공천비리와 성추행 등 각종 악재에도 한나라당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지금 여론은 한나라당의 도덕성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무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야당의 부패가 아니라 여당의 무능이 핵심이다.”

―현재 한나라당 지지층이 내년 대선까지 유지될 가능성은.

“여론조사에서 30%를 웃도는 한나라당 지지도는 매우 견고한 편이다. 대선까지 30% 초반 수준 정도는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준의 지지도로는 대선에서 자력 승리구도를 만들기는 힘들다. 한나라당 지지층은 거의 10년째 고연령과 영남 중심에서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영출기자 equali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