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등으로 한국은행의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 발행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통안증권 이자지급액도 크게 늘어나 지난해 한은은 사상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155조2000억원으로 2004년말(142조8000억원)에 비해 8.7% 급증했다.

이에 따라 한은의 주요 지출항목인 통안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지급액도 지난해 6조1000억원에 달했다.

통안증권 발행잔액 증가액은 2003년 21조2000억원, 2004년 37조2000억원에 이어 지난해(12조4000억원)까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안증권 발행잔액도 매년 사상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처럼 통안증권 발행잔액이 급증하는 것은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당국이 미 달러화를 대량 매입하는 과정에서 풀려나간 원화를 흡수하기 위해 통안증권 발행물량을 계속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져 달러화가 대규모로 국내로 유입되고, 국내로 유입된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시중에 늘어난 원화를 흡수하기 위해 통안증권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해 9월 집계한 가결산에서 지난해에 1조4000억~1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대부분이 통안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부담 급증에 따른 것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2월말 최종결산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한은이 사상최대 규모의 적자를 면키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1990년대에는 93년과 94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흑자를 냈으며, 특히 97년부터 2003년까지는 매년 조단위의 흑자를 기록했다.그러나 통안증권 이자지급액이 급증하면서 2004년 10년만에 처음으로 1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연속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해동기자 haed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