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해남·진도·신안군 등 전남 서남권이 현대삼호중공업을 주축으로 울산과 거제 옥포에 이어 제3의 ‘조선산업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영암군 삼호읍 일대 88만평에 자리잡은 현대삼호중공업의 모태는 지난 97년 부도난 한라중공업. 현대중공업이 99년부터 위탁경영을 맡아 정상화시킨 뒤 자본금 전액을 인수해 2002년 그룹사로 편입시켰다.

2001년부터 흑자로 전환돼 지난해까지 4년 연속 700억~8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올해도 이를 웃도는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세계 4대 조선소로 평가되는 이 회사의 성장과정은 최근 몇년간 매출액, 종업원수 등의 변화추이에서 읽어낼 수 있다. 2005년 매출액은 위탁경영 직후인 2000년 4800억원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1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99년 3300여명(사내 협력업체 포함)이었던 직원수는 현재 9000여명으로 늘었고, 가족을 포함하면 2만7000여명으로 영암군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한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특히 회사설립 후 처음으로 82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해 지난해 11월 발주처인 독일 노드캐피널에 인도했다. 회사측이 현재 수주한 잔량은 향후 3년치 물량에 해당하는 76척(6조원)이다. 전남도는 현대삼호중공업을 중심으로 2005년부터 서남권에 ‘조선 클러스터’를 본격적으로 조성중이다. 영암 대불산업단지에는 현대미포조선 대불공장이 착공 1년만인 지난해 5월 준공돼 가동중이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10만t의 선박제조용 블록이 생산된다.

중형조선소 건립도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진도군 군내면 일대 21만여평에 착공한 고려조선은 200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해남군 화원면에 착공한 대한조선은 43만7000평 규모로 2007년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어 올 2월에는 신안군 지도읍 30만평에 신안중공업이 착공된다.

광주=정우천기자 good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