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선동열(42)은 ‘국보급 투수’로 불렸다. 지난 1985년 프로에 데뷔한 선동열은 3년 연속 3관왕(89~91년), 역대 한 시즌 최고 방어율(0.78), 3차례 0점대 방어율(86·87·93년), 한 경기 최다 탈삼진(18개), 44경기 연속 무패, 49.2이닝 무실점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3차례, 포지션별 ‘넘버 1’에게 주어지는 골든 글러브를 6차례 수상했다.

95년까지 국내 무대에서 146승40패(방어율 1.20), 96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로 건너가 99년까지 10승4패98세이브(방어율 2.70)를 남긴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의 슈퍼 스타.

이제 그에겐 ‘국보급 지도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선 감독은 올시즌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뒤 페넌트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선 두산을 4연승으로 싱겁게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초보 감독으로 페넌트 레이스 1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건 현행 플레이오프 제도가 시작된 뒤 선 감독이 처음이다.

그리고 선 감독은 한국체육기자연맹이 주최한 2005년 자황컵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지도자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슈퍼 스타답지 않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실을 강조한 게 지도자 선동열의 성공비결. 공격보다는 수비에 우선순위를 두었고 이로 인해 스타가 즐비하면서도 스스로 무너지곤 했던 삼성의 악습을 털어낼 수 있었다. 감독 선동열의 데뷔는 투수 선동열의 데뷔보다 화려했고 알찼다. 그래서 감독 선동열은 더욱 믿음직스럽다. 이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