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의 문을 연 개막작 ‘쓰리타임스’에서 주연을 맡은 중국배우 장첸(張震·29)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열린 기자시사회 직후 허우샤오셴(候孝賢·58) 감독과 함께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14세때 에드워드 양 감독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왕자웨이(王家衛) 감독 리안(李安)감독 등 거장의 영화에 단골로 출연해온 장첸은 영화 ‘와호장룡’과 ‘해피투게더’ 등의 영화로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안녕하세요”란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뒤 기자회견을 시작한 그는 “이번이 두번째 참석인데 부산영화제는 다른 영화제와 비교해 열정이 가득하고 젊음이 넘치는 것같다”며 “내가 출연한 영화가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영광스럽다”고 감회를 밝혔다. 장첸은 3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이 영화에서 각 에피소드마다 남자주인공으로 출연, 1966년과 1911년, 2005년 등 근·현대를 오가며 각기 다른 공간에서의 사랑의 미묘한 감정을 표현해냈다. 에피소드 속에 등장하는 3명의 배역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는 2005년을 배경으로 한 세번째 이야기에 등장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여배우 수치(舒淇)의 경우는 “깨끗하고 귀여운 여성의 이미지로 등장하는 첫번째 에피소드의 스타일을 좋아했다”고 전했다. 또 청나라가 배경인 두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한 자신의 모습을 수치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쓰리타임스’에 출연하면서 시대배경이 다른 3명의 캐릭터를 한 영화 안에서 드러내기 위해 연기의 몰입에 상당히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준비기간과 촬영시간이 짧아서 동시에 각 캐릭터의 감정을 끄집어 내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는 것. 그는 “허우샤오셴 감독은 하나의 공간 안에 배우를 집어 넣은 후 관찰하며 작업하는 독특한 촬영 스타일을 갖고 있어 촬영현장에서 감독이 만들어 놓은 공간 속으로 들어가서 머물면서 연기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우샤오셴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각기 다른 시대를 다루면서, 각 시대 상황 아래 사람들이 공유하는 사랑의 방식이 결국 시대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소개된 작품이 칸과 토론토영화제에서 상영된 것과 같은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감독으로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자꾸 다시 편집할 수밖에 없다”며 “개막작으로 공개된 것은 가장 새로운 버전으로 3번째 에피소드(2005년 배경)의 이야기가 많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부산=강연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