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혹인가요, 음성혹인가요?” “양성암인가요, 악성암인가요?”가끔씩 듣는 질문이지만 둘 다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다.

우리 몸에 있는 세포가 어떤 원인에서든지 비정상적으로 증식을 하여 혹을 형성하는 것을 ‘종양’이라 부른다. 이 중에서 암이 아닌 혹을 ‘양성종양’이라고 부른다. 양성종양은 어느 정도 자란 후에 더 이상은 자라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종양세포가 혈액이나 림프관을 타고 다른 장기로 퍼져나가는 것을 ‘전이’라고 부르는데 양성종양은 이러한 전이의 능력이 없다. 따라서 유방의 혹이 양성종양이 확실한 경우 반드시 제거할 필요는 없다. 드물게는 양성종양도 계속해서 자라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비교적 간단히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암은 모두 악성이다. 따라서 ‘악성종양’ 과 암은 같은 뜻으로 생각하면 된다.암세포는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자란다. 심지어는 암에 걸린 환자가 사망한 후에도 암세포는 시험관내에서 계속해서 증식을 한다.

유방에는 암세포가 퍼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울타리와 같은 조직이 있는데 이를 ‘기저막’이라 부른다. 일단 암세포가 기저막을 뚫고 나간 후에는 어디로 전이가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 현대의학의 모든 검사를 동원해도 암세포 몇 개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숨어 있는 것을 다 찾아 낼 수는 없다. 따라서 암을 치료할 때는 대부분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유방의 양성종양 중 극히 일부가 악성종양 즉, 암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럴 가능성이 있는 종양은 물론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양성종양은 계속해서 양성이고 악성종양은 처음부터 악성인 경우가 많다. 음성종양’이나 ‘양성암’ 이라는 말은 없다.

〈원자력병원 외과 7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