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발생한 MBC ‘음악캠프’의 ‘성기노출’사건 당시 무대의 주인공이었던 펑크록밴드 럭스의 리더 원종희(25)씨가 AM7, 문화일보와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원씨는 신체를 노출한 당사자는 아니지만 이들을 백댄서로 무대에 세웠다는 이유로 MBC로부터 고발(업무방해 및 공연음란)당해 지난 31일 경찰의 조사를 받은 상태. 원씨는 인터뷰에서 “모두에게 너무나 죄송하다. 죄값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사전 모의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분위기에 젖어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성기를 노출했던) 카우치의 신모(27), 오모(20)씨가 죄책감과 휴대폰 테러 등으로 정신적인 공황을 겪어 대화를 정상적으로 나누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1일 저녁 서울 홍익대 부근 한 사무실에서 원씨를 만났다.

―사고가 일어난 지 이틀이 지났다.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죽을 지경이다. 사고를 일으킨 두명의 당사자들도 지금 모두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이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팬티를 입지 않고, 가면 화장을 한 것 등이 ‘사전 모의’의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그 옷은 흔히 ‘스즈키 복’이라 불리는 항공정비사용 옷으로 여름엔 더워서 원래 속옷을 안입는다. 가면분장은 카우치라는 밴드가 펑크밴드중 ‘클락워크’ 펑크족이라서 늘상 하는 것이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시계태엽장치 속의 오렌지’의 주인공들 모습을 따라하는 것이다.”

―(성기노출을 한) 신씨와 오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각자의 집에서 자숙 중이다. 신씨의 경우 자신이 한 일에 충격을 받아 말을 횡설수설하는 등 정신적인 패닉상태다. 정상적인 대화가 힘들 지경이다. 집밖에 나오는 것도 두려워하고 있다. 나도 그렇지만, 신씨와 오씨의 휴대폰 번호가 인터넷에 유출돼서 ‘죽어라’ ‘444’ 등의 협박 문자가 들어오고 있다.”

―MBC는 럭스와 사고를 일으킨 카우치가 공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절대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 사전 모의도 없었다. 리허설 후 PD들이 너무 얌전하다고 해서 내가 ‘그냥 신나게 놀아보자’라는 말은 했다. 카우치의 멤버들이 분위기에 취해서, 흥에 겨워서 아무 생각 없이 옷을 벗어버린 것이다. 이렇게까지 커질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인디밴드들은 원래 이렇게 논다’라고 말하지 않았나.

“친구들을 옹호하려다 잘못 나온 말이다. 생각이 짧았다. 우리는 스트리퍼가 아니다. 인디밴드들은 자유롭게 공연을 하지만 옷을 완전히 벗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인디클럽과 인디밴드들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크다.

“특히 힘들게 음악 하는 인디밴드들에게 미안하다. 우리만 매장되고 끝났으면 좋겠다.”

―앞으로 계획은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일을 한 것 같다. 죄값을 치러야 할 시기인 것 같다. 몇 년 감방에 살라고 하면 살 각오가 돼있다. 즐겁게 음악만 하며 살던 시절이 너무 그립다.”

우승현기자 noyom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