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로 대표되는 비위(脾胃)는 한의학에서 후천지본(後天之本)이라 하여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장부(臟腑)로 표현된다. 숨쉬는 것과 더불어 먹는 것은 생명을 영위하기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에너지가 소위 ‘밥 힘’으로 유지되는 것인데, 우리의 주식인 밥을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할 때 가능한 것이다.

소화기는 인체를 상·중·하로 나눌 때 중(中)에 해당된다. 가운데에서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해주느냐가 상하(上下)를 제대로 관리하고 인체의 모든 기능을 좌우한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 치료에서도 막힌 증상은 대부분 먼저 가운데를 터주는 방법을 시행한다.

오늘 소개할 당뇨의 유형은 소화기인 비위를 위주로 살피는 중초(中焦)에 열(熱)이 몰린 유형이다. 소갈의 분류에서는 중소(中消)라고 이름한다.

◈증상〓소화기 관련 증상이 특징이다. 음식이 빨리 소화되어 배가 쉽게 고프다. 음식을 평상시보다 곱으로 먹을 정도로 왕성한 식욕을 보이지만 그렇다고 살이 많이 찌지는 않는다. 때로 점점 야위게 된다. 갈증이 심하지는 않으나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고 소변을 자주 본다. 소변은 누렇고 때로는 벌겋게 나타날 때도 있으며 요당이 잘 체크된다. 땀을 잘 흘리는 경향이 많으며 대변이 건조해진다.

◈치료와 관리〓이 증상은 중초인 비위에 열이 몰린 것이 원인인데, 이 원인을 제거하고 가운데 뭉쳐있는 열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열을 많이 발생시키는 음식을 삼가야 한다. 가뜩이나 열이 몰려있는데 기름기가 많은 음식, 단 음식, 자극적인 음식 등을 무절제하게 섭취하면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열을 더욱 조장하게 된다. 열을 은근히 빼주는 담담한 맛의 차 종류와 음식을 위주로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음은 대변이 굳는 것을 해결하여 열을 풀어주는 방법이 있다. 보통 대변을 만드는 장부인 대장은 수분을 흡수하는 기능을 하는데, 대변이 굳어지면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하고 그 수분을 잘 활용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대변의 건조 상태가 곧 대장의 상태이며, 이것이 인체의 현재 수분함량을 나타낸다고 직대입해도 틀리지 않다.

예를 들면 설사를 하는 것은 대장이 너무 습하기 때문이요, 대변이 굳은 것은 대장이 너무 건조한 것이다. 대변이 굳으면 인체의 아래통로가 막히게 되니 당연히 열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이 유형의 당뇨환자들은 대변을 잘 볼 수 있는 관리법을 찾아야 한다. 아래 통로에 이어서 호흡기를 원활히 해서 위의 통로 또한 시원하게 열어주어야 한다. 호흡기가 활발해질 수 있는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앞에 소개한 입식 팔단금 중에서는 ‘한손 들어서 비위 다스리기’(문화일보 1월21일자 락카페면 참조),‘두손을 하늘로 향해 밀어 삼초 다스리기’(1월7일자 참조·그림) 동작을 매일매일 충분히 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심호흡을 해준다.

정서상으로는 노심초사하고 스스로와 주변사람을 볶는 성격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이러한 감정들은 중상초에 열을 심하게 발생시키기 때문에 병을 악화시킨다. 거꾸로 웃음을 자주 지어주면 인체의 기운을 풀어주고 여유를 주기 때문에 좋으며, 흥분하지 않고 냉철한 판단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차서메디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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