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종영되었지만, ‘박상원의 아름다운 TV 얼굴’이란 프로그램이 있었다. 1회 방송될 때부터 오랫동안 몸담고 있었던 터라, 종영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씩 생각날 정도로 나에겐 참 의미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에는 ‘셀프카메라’란 코너가 있었는데, 6㎜ 카메라로 스타들이 자신의 일상과 가족,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찍는 거였다. 특별할 것 같은 스타들의 평범한 일상들은 좋은 반응을 보였고, ‘셀프카메라’라는 신조어와 함께 꽤 긴 시간동안 사랑을 받았었다. 그 중에서도 스타들의 가족에 대해 시청자들은 많이 궁금해 하고 재미있어 했다.

박지윤보다 예쁘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미인이었던 박지윤의 친언니부터, 누나의 갖은 협박에도 끝까지 가장 예쁘고 노래 잘하는 여자 가수는 김현정이라고 우기던 엄정화의 남동생 엄태웅(그 때는 탤런트로 데뷔하기 전이었다)까지….

정말 그렇다. 스타들은 우리에겐 스타이지만, 어릴 적 소꿉친구에게는 스타란 이름을 가졌지만 소꿉친구이고, 바깥에선 그 어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해도 집에 들어오면 형이고 동생이고 남편인 것이다.

평소에도 가정적이라고 소문난 남희석. 아내를 위해 개발했다는 그만의 고무장갑 댄스와 각종 아내 사랑 에피소드는 방송과 신문 등을 통해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애처가 남희석과 그의 아내, 둘 사이에서 벌어진 이야기 하나.

남희석의 여동생은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파리로 신혼 여행지를 정했다. 평소 시누이 올케 사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친자매처럼 친하게 지냈던 남희석의 여동생과 아내는 함께 신혼여행을 가자고 뜻을 모았지만, 남편 남희석은 남의 신혼여행에 왜 따라가느냐며 절대 안 된다고 강경하게 반대를 했다.

하지만 아내는 희석이 기분이 조금 좋다 싶을 때마다 그 이야기를 꺼냈고, 결국 남희석은 농담으로 “5번 앞구르기를 하면 여행을 가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런 일은 시켜도 안 할거라고 생각한 남희석, 그러나 웬걸? 너무도 환한 얼굴로 아내는 5번의 앞구르기를 했고, 할 수 없이 파리로 동생 부부와 함께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그로부터 5일후. 남희석 부부는 아내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국 그토록 힘겹게(?) 가게 된 파리 여행은 무산되고 말았다고 한다.

감미로운 목소리의 가수 린의 어머니는 특이하게도 핸드볼 선수였다고 한다. 어머니는 어린시절 린과 함께 놀거나 달랠 때, 핸드볼이나 농구공 등 각종 공으로 묘기를 보여주시곤 했다고 한다. 부드러운 린의 노래를 들었을 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어린 시절이다.

학창시절 어느 날, 다른 여느 집들과 마찬가지로 린의 어머니는 일어나서 빨리 학교 갈 준비를 하라고 깨우러 딸의 방에 들어오셨다. 조금만 더 자고 싶은데 계속 깨우시는 어머니에게 화가 난 린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일어나라 조금만 더 자겠다!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엄마의 손이 린의 얼굴을 강타하게 되었고 아직 녹슬지 않은 어머니의 실력(?)탓에 린은 아침부터 쌍코피를 흘려야 했다고 한다.
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