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국토 면적은 남한의 3배에 달하고, 인구는 8100만명에 이른다.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2001년 117만명에서 2004년 말에는 465만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여전히 보급률은 5.7%에 불과하다. 이는 태국(42.2%) 중국(25.5%) 필리핀(21.2%) 인도네시아(12.5%) 등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바꿔 말하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은 지난 2003년 7월 에스폰(S-Fone)이라는 브랜드로 베트남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선발 업체들이 전국적인 통화망을 갖추고 있는 반면, 에스폰의 통화망은 하노이와 호찌민 등 일부 대도시에 한정돼 있어 초기 가입자는 정체 상태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9월에는 가입자가 10만명을 돌파했고, 올 2월에는 20만명으로 늘어났다. 단말기를 무료로 빌려주고,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고객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또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는 컬러링과 가라오케 등의 첨단 부가서비스도 에스폰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에스폰을 사용한 지 8개월 됐는데 통화 품질이 깨끗하고 통화 도중에 중단되는 경우가 없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30초 단위로 요금을 부과하는데 비해 에스폰은 10초 단위로 과금하고 있어 요금도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것 같습니다.”

하노이 중심부에 자리잡은 에스폰 직영점에서 만난 주 꾸엉 중(38)은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통화 지역이 하노이와 호찌민 등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백 즈엉(34) 지점장은 “초기에는 기업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개인 고객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며 “아직도 통화 지역의 한계 때문에 가입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통화망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가입자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폰은 올해 말까지 주요 도시에 통화망을 구축하고, 내년 말에는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가입자도 올해 50만명, 내년 100만명이 목표다. 에스폰은 이후 가입자를 매년 100만명씩 늘리며 초기 상태에 있는 베트남 이동통신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지역 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대현 SK텔레콤 상무는 “경쟁업체들이 국영기업인 반면에 SK텔레콤은 경쟁 토양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고객 관리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며 “기술적으로도 CDMA가 경쟁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GSM보다 처리속도가 빨라 차별화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