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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관리를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외환시장안정용 국채(옛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잔액이 올 연말까지 68조원에 달해 전체 국가채무의 30%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내수가 본격적인 회복기미를 보일때까진 환율방어를 통해 수출을 총력지원함으로써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나가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과도한 ‘환율관리 비용’은 결국 재정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등 경제 전반에 적지않은 부작용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11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예상되는 외평채 잔액은 68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말(52조원)에 비해 31.2% 급등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가 올해 책정해놓은 외평채 순발행한도는 16조2000억원으로 ▲원화외평채 15조원(발행규모 21조9000억원, 차환발행 6조9000억원) ▲외화외평채 10억달러 등이다.

이에 따라 올해 국가채무(243조4000억원 추산)에서 외평채 잔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28.0%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30%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운용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외평채 잔액은 더욱 불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체 국가채무에서 외평채 잔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1년만 해도 11.5%에 불과했지만 ▲2002년 15.5% ▲2003년 20.2% ▲2004년 25.4%로 매년 급등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환율방어 비용을 크게 늘린 것은 환율 급락세가 지속될 경우 경기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위기의식 때문이다.

진동수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은 “환율관리비용은 정부로선 채무지만 나라전체로 보면 이익이 될 수 있다”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시장안정비용으로 충분한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없이 무작정 운용규모만 늘려놓는 지금의 환율정책은 문제가 있다”며 “역내 공조체제를 통해 환율조정압력을 분산하는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길호기자 khs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