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관심은 아시아 통화다. 이제는 아시아 통화가치가 상승할 때다. 유로는 상당한 조정을 거쳤지만 아시아 통화는 강한 성장세와 주식투자 자금 대거유입(equity inflows)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으로 충분한 조정을 못 받았다. 지난해 아시아의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무려 22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달러를 사들였다.

이는 미국 연간 경상적자의 3분의 1보다 많은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1달러당 8.28위안으로 묶어놓은 고정환율제(페그·Peg)에 따라 환율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 통화당국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낮게 유지하려는 노력들은 장기적으로 부질없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벌써 아시아 각국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국내수요 증가에 따라 변화가 시작됐다.

▲위안화연말 달러당7.90〓일본 엔화는 6월말 1달러당 100엔, 올해말 90엔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13.2%의 환율하락인 셈이다. 원화는 6월말 달러당 951원,올해말 900원으로 통화가치가 오를 것(환율하락 16.9% 전망)이다. 중국도 3월의 전국인민대회가 끝난 뒤 2분기내에 싱가포르식 통화바스킷제로 환율제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중국은 단계적으로 통화변동폭을 넓혀가 올해말에는 1달러당 7.90위안, 내년말에는 7.20위안으로 평가절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만일 중국이 계속 페그제를 고집할 경우 경기과열 문제가 제대로 잡히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6월까지 1년반 동안에만 무려 1000억달러의 비직접투자(non-FDI) 자금이 유입됐다. 이같은 핫머니 때문에 중국은 과잉투자, 통화과잉의 과열을 겪었고 중국정부는 이자율 상승을 포함한 여러 경기진정책을 쓰고 있지만 이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중국은 고정환율제 폐지가 지난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같은 더 큰 혼란을 부를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지만 단계적인 변동환율제도 도입으로 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달러하락 시나리오〓달러가치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에 대해서는 3가지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번째는 지난 85년 플라자 합의이후 달러의 실질실효환율이 14.2% 더 떨어졌을 때만큼 하락할 가능성이다. 두번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분석처럼 현재 미국달러의 거래가중치 실질실효환율이 지난 80년대보다 6% 더 높다고 볼 경우 현재의 경상적자를 감안해 6% 정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다. 세번째는 하버드 경제학교수 케네스 로그오프 등이 전망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로그오프 등은 현재의 경상적자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달러의 실질가치가 지금보다 33.6% 더 떨어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유로화는 1유로에 1.79달러, 엔화는 달러당 68엔까지 절상돼야 한다. 이는 극단적인 경우가 될 것이다. 우리의 올해 전망치는 올해말 1유로당 1.40달러고 엔화는 달러당 90엔이다.

최형두기자

대니 테넨가우저(Danny Tenengauzer)

리먼 브러더스 환율전문가(Currency strategist/Trader). 블룸버그 등에 자주 인용되는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