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두산 기아가 올시즌 포스트 시즌을 치른다. 4개 팀은 페넌트 레이스의 대장정에서 일단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눈 앞에 포스트 시즌이 기다린다. 진정한 승부를 앞두고 있는 4개 팀의 전력을 분석해보자.

현대는 안정된 전력이 돋보인다. 올시즌 페넌트 레이스를 치르며 3연패 이상 빠진 적이 4번뿐이다. 피어리 김수경 정민태 오재영 등의 선발진은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막강하다는 게 입증됐다. 공격력 또한 8개 구단 중 가장 강하다. 팀 타율이 1위이며 사사구와 출루율 또한 가장 높다는 건 현대 타선의 집요함을 엿볼 수 있는 증거다.

삼성은 지난 5월 18일 10연패에 빠졌을 때 올시즌을 포기했었다. 그런데 위기는 곧 기회였다. 삼성은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8월까지 20승 9패를 남겼다. 정신력은 승리의 원동력. 새로 각오를 다진 삼성의 폭발력은 걷잡을 수 없었다.

두산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두산은 꼴찌후보였다. 그러나 초보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배짱 야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모두 번트를 생각할 때 김 감독은 의외의 강공을 펼치며 상대팀들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팬들에게는 즐거움을 전해주었다. 두산의 가장 큰 무기는 김경문이다.

기아는 올시즌 중간에 감독을 교체하는 시련을 겪었다. 선수단의 면면을 살펴보면 당연한 우승후보. 그런데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팀워크가 무너져내려 전반기 내내 힘을 쓰지 못했다.

후반기 들어 5연패를 당하자 김성한 감독이 물러나고 유남호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때부터 꾸준히 5할 승부를 유지했다. 기복이 심한 게 단점이지만, 이종범 마해영 심재학 등 큰 경기에 강한 스타들이 즐비한 덕에 포스트 시즌에서는 의외의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올해 프로야구는 홍역을 앓았다. 이른바 병풍으로 불린 병역비리 파동으로 프로야구는 82년 출범 이후 가장 큰 위기에 빠졌다. 그런데 페넌트 레이스는 마지막 날 1, 2위 팀이 가려질 만큼 치열하게 전개되며 팬들의 흥미를 다시 잡아끌었다.

이제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있다. 페넌트 레이스보다도 훨씬 박진감 넘치는 게임으로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포스트 시즌을 기다려보자. iTV 해설위원 www.gbk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