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을 크게 둘로 분류하자면 강권(剛拳)과 유권(柔拳)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무술이든 일정한 경지에 오르려면 강함과 부드러움을 적절히 조화시켜야만 한다. 무술이론에서 강함과 부드러움이 서로 조화되어야(剛柔相濟) 할 것을 강조하는 이유다.

강맹한 무술 가운데 하나인 팔극권은 그 탁월한 실전성으로 명성이 높다. 특히 중국 무술사(武術史)를 수놓은 권사(拳師)들 중에 유독 팔극권 수련자들이 많은데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발로 지면을 구르는 동작인 진각(震脚)을 통해 인체의 반탁력을 끌어올리고, 이어 허리의 회전을 더하여 힘을 배가시킨 타법(打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맹하다.

또한 기본적인 단련법으로 물체를 치거나 몸을 부딪쳐 신체의 각 부위를 단련하는 방법을 채택하는데 이는 단시간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수련법이다. 이러한 각각의 단련법에는 호흡과 움직임을 제어하는 비결이 담겨있기도 하다.

팔극권의 권법으로는 소가(小架) 1∼4로가 있고, 사랑관(四郞寬), 행벽권(行劈拳) 등이 있다. 실전성을 강조하는 팔극권은 기본적으로 동작이 간단하면서 짧게 끊어치는 것을 중시한다. 상대와의 간격을 좁히며 달려들어가 주먹, 장(掌), 팔꿈치, 어깨, 무릎 등을 사용하여 공격하는 단타(短打)는 매우 효과적인 공격법이다.

그렇더라도 이렇게 짧게 치는 단타의 방법은 원래 길게 늘여치는 장타(長打)의 기초 위에서 활용되어야 묘를 이룰 수 있다. 때문에 팔극권파는 장타의 단련을 위해 다리와 허리의 힘을 활용, 팔을 크게 휘둘러치는 기술이 많은 벽괘장(劈掛掌)을 함께 단련하고 있다.

팔극권의 병기로는 여타 중국무술과 마찬가지로 도·검·창·봉(刀·劍·槍·棒)의 기본 4대 병기가 있다.

/ 최복규·서울대스포츠과학연구소연구원· 체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