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도 하지. 끌리는 대부분의 매력남들은 꼭 애인이 있더라니까. 이상해, 이상해.”

“뭐가 이상해. 그럴 만하니까 임자 있는 거 아냐?”

“아냐, 잘 생각해보면 매력 있어서 애인이 생긴 거라기 보단, 애인 덕분에 매력이 생긴 것 같단 말이지.”

“오홍. 닭이냐 달걀이냐.”

“은근하고 부드럽게 이성을 끌어당기는 힘은 다 그의 여자를 다루는 ‘바탕점수’에서 나오는 거잖아. 외모나 성격 등 언뜻 보면 별 특별함이 없어 보여도 ‘그것’만 제대로 깔리면 그야말로 막강이지. 애인 있는 남자들에겐 그런 게 있어. 그게 다 평소 자기 여친과 부대끼면서 단련된 고도의 자연스러움 덕분이 아닐까 싶더라고.”

“아항, 알만해. 부담스러운 테크닉이 아니라 몸에 밴 분위기 같은 거. 페로몬 성분처럼 은근히 상대를 포섭해버리지.”

“아는 녀석도 언젠가 그러더라고. ‘싱글일 때는 여자들이 날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꼭 여친 생기면 하나둘 꼬인대.’ 아마 나처럼 상대에게 묘한 매력을 느꼈다가, 그에게 ‘더 이상 접근불가’ 사유가 있다는 걸 알면….”

“못 먹는 초콜릿이 더 맛나 보인다?”

“응, 왠지 안타까운 느낌이 살포시 들면서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

“아흐, 악순환의 연속! 결국 80%의 남자를 만나서 우리가 직접 100%로 만드는 수밖엔 없겠다.”

“누구 좋으라고, 흐흣. 말은 되는데 그런 건 또 왠지 안 내키잖아.”

“엉, 말하다보니 이상한 게 또 있네. 똑같이 ‘임자 있는’ 남자인데….”

“아내 있는 남자들? 하하!”

“크흐. 긴장감 풀어지고, 느슨하고, 감각 떨어지고. 물론 개중엔 ‘10년차’까지 너끈히 커버하며 탄력 있는 매력을 구사하는 ‘예외’도 있지만, 대개는 아냐. 차라리 가정에 충실해주면 그것만으로도 80점 이상 매력도를 거저 주겠건만….”

“맞아, ‘껀수’ 좀 만들어보겠다고 괜히 우리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무매력+유부남+껀수비상’ 스타일의 남자들, 정말 골치야!”

“어디 내버릴 데도 없고.”

“그러게.”

(마음스타일리스트 morpeus@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