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필승 EST(에스토니아).’

21일 경북 안동체육관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 남자농구 A조 예선 2차전 한국과 에스토니아전.

흰 티셔츠로 차려 입은 100여명의 에스토니아 응원단이 흰색 검은색 푸른색이 어우러진 에스토니아의 깃발을 흔들며 ‘EST EST’를 힘차게 외친다. 아리랑, 아리랑목동 등 귀에 익은 응원곡들도 코트를 뜨겁게 달군다.

이번 유니버시아드에는 외국팀들마다 한국인 서포터스(응원단)가 조직돼 경기마다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이날 에스토니아 응원단을 이끈 김쌍점(여·38·충북 제천시 고암동)씨는 “한국 뿐 아니라 한국과 상대하는 외국팀도 응원할 줄 아는 포용력 있고 친절한 민족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외국팀 응원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제천교회의 전도사인 김씨는 이날 아침 일찍 교인 100여명과 관광버스를 타고 안동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열정적인 응원을 위해 교인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철저히 응원연습을 했다는 김씨는 응원에 빠지다보니 정말 한국보다 에스토니아의 승리를 더욱 기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 응원단 덕분이었을까. 이날 에스토니아는 박빙의 승부끝에 한국을 눌렀다. 경기가 끝난뒤 에스토니아선수단은 응원단 앞으로 달려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에스토니아 임원진은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씨는 “전세계가 하나가 되는 꿈은 결코 구호가 아니라 바로 이런 실천이 모여서 이뤄지는 것 같다”며 “민간 외교사절은 바로 우리같은 사람들 아니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송길호기자 kh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