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참사로 고아가 된 경북 영천 화남면의 3남매에 대한 사회의 온정이 모아지자 “‘산골소녀 영자’의 비극을 미리 막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년전 병으로 아버지를 잃은데 이어 이번 대구지하철 참사로 어머니(박정순·30)마저 잃고 졸지에 고아가 된 엄수미(7·초교 1년)·난영(6·유치원)양과 막내 동규(4)군등 3남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기업체 등의 지원이 잇따르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당국의 체계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 이후 충남 서산장학재단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한국야쿠르트 임직원들로 구성된 사랑의 손길펴기회는 앞으로 10년간 매달 100만원씩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3남매가 성장해 취업을 원하면 회사에 취업시켜 주기로 했다

또 경북 칠곡군 왜관 58장학회 역시 생활비로 매월 15만원씩을 보내주기로 했으며 탤런트 김남주씨가 2000만원의 위로금을 내는 등 여러 개인과 단체, 기관에서 3남매를 돕기 위한 온정이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사회의 정성이 쏟아지자 사회복지 관계자들은 “2001년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소개된 뒤 유명해졌다가 강도의 흉기에 아버지를 잃은 ‘산골소녀 영자’의 비극이 돌아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3남매의 예기치 않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친인척뿐만 아니라 복지기관 등이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등 체계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천〓한강우기자 hang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