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편의 폭력으로 갈비뼈 3대가 부러지며 병원에 입원한 인기 개그우먼 이경실을 비롯, 최진실-조성민등 인기연예인들이 줄줄이 파경위기를 맞고 있다는 보도는, 위기에 처한 우리시대 가정의 현주소를 보여줘 우울하기만 하다.

그렇기에 최장수 ‘밤무대 황제’로 통하는 잉꼬부부 탤런트 김성환의 살가운 ‘부부애’는 각박한 요즘 세태에 더욱 돋보인다. 80년대 유흥업소가 번창할 당시 하룻밤에 서울근교 업소 16곳 순회공연 기록을 갖고 있는 김성환. 그런 와중에서도 밤무대 스타인 그는 지방공연 갈때면 반드시 부인을 대동하고 다닌 것으로 유명했다. 그를 만나 이유를 캐물었다.

“아내가 여행을 좋아해 함께 다니는 게 편해요. 늘 곁에서 코디처럼 일해주지요.” 김성환은 이렇게 둘러댔다. 하지만 부인을 대동한 데는 다른 속사정이 있었다. 스타들이 지방공연을 가면 업주들은 일류 호텔의 숙식 제공은 물론이고 공연후 후한 접대를 곁들이게 마련이다. 접대를 소홀히 하면 다시 스타를 초청하는 것을 보장받기란 힘든 법. 여기서 접대란 호화 룸살롱을 돌며 취할 때까지 마시고 미녀들과 하룻밤 향락을 즐기는 걸 말한다. 이런 부담을 김성환 부인 덕분에 덜 수 있었으니 업주들이 김성환 부부를 쌍수를 들고 반긴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형(김성환)이 지방공연을 가면 형수는 마치 ‘황녀’대접을 받지요. 보디가드를 붙여 형수 곁을 따라다니게 하고 별미음식 등을 접대하는데, 그 정도야 룸살롱 접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김성환을 잘 아는 매니저 L씨는 김성환이 내조 덕분에 탤런트 중 유일하게 ‘밤무대 황제’로 장수한 것이라고 부인을 한껏 치켜세웠다. 한때 임동진· 임채무· 박영규와 ‘모래시계’의 최민수, ‘왕건’에서 미륵왕 궁예로 뜬 김영철 등이 ‘밤무대 황제’에 등극했다가 사라졌다.

빚보증을 섰다가 재산을 몽땅 날리는 바람에 1981년 서울 광화문 M나이트클럽를 찾아 3일 공짜 개런티로 무대에 선뒤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밤무대 일을 시작했다는 김성환의 장수비결은 또 있다. 유명 업주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어온데다 밤무대에 오르면 팔도사투리 쇼로 취객을 즐겁게 해주고, 무엇보다 ‘매너 좋기로 소문난 스타’라는 게 매니저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지난 연말 KBS 극회 회장이 된 김성환은 방송출연이 많아 서울지역 밤업소 공연을 접었다고 한다. KBS 2TV ‘헬로 발바리’, MBC TV ‘지금은 고향’, 경인방송의 ‘성인가요 베스트30’에 고정출연하고 교통방송 ‘라디오9595’를 매일 생방송하고 있어 너무 바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겨우 토· 일요일 지방공연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을 정도다. 요즘 지방공연을 가면 얼마나 받는지 물었다. “그건 비밀인데… ‘트롯 4인방’(현철·설운도·태진아·송대관)이 받는 개런티 정도라고 해두죠.”

/신일하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