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보고 용기내서 문의를 드립니다. 돌아가신 아버님 성함으로 회원가입을 하고 싶습니다. 작은 동네 구멍가게이지만 저희 가게를 통해서 더 많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태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서울 양천구 신월동에서 권구부)

“남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살면서 죄를 짓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조금이나마 마음이 가벼워질까봐…지금은 조금이지만 저의 1%를 드리고, 오늘 이후에는 열심히 아픈 이들을 돌아볼 수 있는 삶이 되도록 할게요.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됐으면 합니다.”(박영혜)

“우리 재용이가 태어나고 한달동안 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이 참 많았습니다. 엄마, 아빠는 재용이를 위해서, 우리 재용이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직 많이 벌지 못해 기부금액이 부끄럽습니다.”(재용아빠)

지난 11월1일 문화일보와 아름다운재단의 ‘1% 나눔이 세상바꾼다’공동 켐페인이 시작되고 지난 2달동안 ‘나눔의 가게’동참의사를 밝혀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따뜻하고 소박했다. 자신이 어려운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남을 돕고 싶다는 이들의 소망은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양념과도 같은 것이었다.

매출의 1% 또는 수익금의 1%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나눔의 가게’는 지난 2달동안 전국적으로 모두 97개가 늘어나 12월28일 현재 220개가 됐다. 특히 재단측이 ‘나눔의 거리’로 조성할 방침이었던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는 모두 10곳의 ‘나눔의 가게’가 탄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국적인 ‘나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재단의 계획이 서서히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켐페인에서 나타난 또하나의 특징은 다양한 직종의 평범한 소시민들이 ‘나눔의 가게’에 동참했다는 점. 과거에는 규모가 비교적 큰 사업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참여도가 높았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난 2달 동안 ‘나눔의 가게’명단에는 납골당, 퀵서비스, 사진관, 인터넷 쇼핑몰, 불교용품판매점, 태권도장, 슈퍼마켓 등 실로 다양한 가게들이 이름을 올렸다. 또 부부나 연인, 친구들이 한꺼번에 ‘나눔의 가게’에 동참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부부가 각각 헬스클럽과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철, 김영신씨는 “우리 부부의 소중한 삶의 터전을 모두 나눔으로 채우고 싶어 나란히 가입하게 됐다”며 “남을 돕고 산다는 행복감이 이렇게 큰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들이 ‘나눔의 가게’에 가입하게 된 경위 또한 예전과는 다르다. 지난 2년간 ‘나눔의 가게’사업은 친분이나 지연 등에 의해 ‘알음알음 방식’으로 진행돼왔지만 이번 켐페인을 계기로 좀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변화했다. ‘나눔의 가게’로 선정된 상점 등이 주변 지역의 또다른 상점 등을 추천하는 일종의 ‘나눔 릴레이’가 본격화했으며 켐페인 기사를 통해 참여한 시민들도 상당수였다.

김병선 아름다운재단 모금사업팀장은 “겉으로는 각박하게만 보였던 우리 사회에 이토록 많은 따뜻한 마음들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며 “내년에도 ‘나눔의 가게’동참 속도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승형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