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상이면 누구나 학창시절에 가방에 챙겨 넣고 다니던 투박한 양은 도시락의 추억을 잊지 못할 것이다. 겨울철이면 교실 한가운데 놓인 석탄난로 위에 층층이 쌓아 데워놓고 쉬는 시간에 까먹다가 선생님에게 혼나기도 했던 그 양은 도시락.

학교 급식과 플라스틱·보온도시락에 밀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양은 도시락이 기업 사무실과 인터넷등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인정으로 따뜻하게 데워지고 있다.

굿네이버스(옛 한국이웃사랑회, 회장 이일하)는 지난달 15일부터 결식아동들을 돕기 위한 ‘사랑의 도시락 릴레이’ 행사를 펼치고 있다.

굿네이버스 홍보팀 류혜선 대리는 “결식어린이들의 사연이 담긴 1000여개의 양은 도시락이 기업 사무실과 어린이 시설 등을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사연을 읽은 사람들이 어린이들의 한 끼 식사값에 해당하는 2500원씩을 각각의 도시락에 넣은 뒤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돈을 모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31일 마감되는 이 행사에 현재까지 1억원 가까운 성금이 모였다. 모인 성금은 결식아동들의 급식비 및 학습 프로그램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업 단위의 참여도 늘고있다. 24일 현재 이 행사에 참여한 기업으로는 KTF, 한국로슈, 한국수력원자력, 오스람, 필립스LCD, 다음커뮤니케이션, 유한킴벌리 등이 있다. 류 대리에 따르면 양은도시락 모금행사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열리고있는데 e메일 도시락 릴레이에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은 굿네이버스 홈페이지(www.goodneighbors.org)를 방문, 온라인으로 성금을 보낼 수 있다.

어린이 놀이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국 짐보리는 굿네이버스의 사랑의 도시락 릴레이의 바통을 넘겨받아 지난 11일부터 성탄절 전야까지 전국 64개 센터에서 도시락 릴레이 행사를 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류대리는 “사랑의 도시락 행사를 통해 많은 결식아동들이 혜택을 입고 많은 결식아동들이 우리 사회의 따뜻함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지면기자 factfind@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