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질서의식과 친절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다. 몸에 밴 친절 의식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생활 신조는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적용된다. 이 때문에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이면 일본인들의 친절과 질서의식에 강한 인상을 간직한 채 일본을 떠나기 마련이다.

일본이 친절과 질서에 대한 전사회적인 운동을 시작한 것은 4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재계, 학계, 문화계 인사들의 제창으로 추진한 ‘작은 친절운동’이 바로 그것. 이를 위해 조직된 작은친절운동본부는 지금까지 250여만명의 회원이 모여 일본 최대 민간운동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작은친절운동본부는 도쿄월드컵 당시부터 일본 시민문화의 성숙도를 한 단계 높이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전국 34개 도, 부, 현 본부 및 94개 시, 정, 촌의 지부를 운영하는 작은친절운동본부는 이번 2002한·일월드컵을 맞아 다소 색다른 운동을 펼치고 있다. 외국 관광객에게 부담을 주는 과잉 친절을 고치자는 것. ‘과잉 친절의 거품을 빼고 품위있는 월드컵을 실현하자’는 모토를 내걸고 본격적인 운동을 펼치고 있다.

작은친절운동본부 삿포로 시지부 무라사키 하치로(40)는 “삿포로 돔경기장은 민관 합동으로 혼란방지를 위해 경기장 1㎞ 앞에서부터 분리입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관중들은 좀더 걸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삿포로〓정동근기자 olive@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