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을 증강시키는데 냉수욕 만큼 좋은 비방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에서도 남성의 고환을 냉수로 자극시키는 목욕법이 은근히 선호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센스 있는 여성들은 남편이 직장에서 귀가하면, 차게 얼려 놓았던 수건을 꺼내어 남편의 고환을 마사지하여 부부의 정을 더욱 돈독하게 한다고 한다.

의학적으로도 틀린 얘기가 아니다. 고환은 체온보다 2~4도 낮아야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 활발하게 정자를 생산할 수 있다. 이때 고환을 싸고 있는 주머니인 음낭은 온도 센서가 달려 있어 효과적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즉 음낭에 있는 주름이 주변 온도가 상승할 때마다 체표면을 넓혀 열을 방출하고, 반대로 온도가 내려가면 표면적을 줄이기 위해 음낭을 수축시킨다.

옛 말에 ‘오뉴월 쇠불알 늘어지듯’이란 표현은 이를 충분히 설명하고도 남는다. 여기서 원색적인 단어의 ‘불알’이란 어원을 살펴보면 불(火, 활동성, 밝음, 힘의 원천)이 뭉쳐 ‘알’에 담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고환은 힘의 정수로 인식되므로 고환 기능을 도와주는 냉수욕은 정력을 증강하는 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음낭에는 지방샘과 땀샘이 많아 날이 더우면 흥건히 젖을 정도로 땀을 냄으로써 효과적으로 온도를 낮춘다. 따라서 음낭을 차게 하는 것은 고환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고환의 기능이 활발해진다고 하여 발기에 도움이 된다거나 성욕이 왕성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다분히 심리적인 작용에서 비롯되었을 따름이다.

또 한술 더 떠 냉수욕이 음경의 크기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속설은 더욱 믿을 바가 못된다. 오히려 너무 오랫동안 찬 물에 담그고 있으면 발기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협심증이나 고혈압, 동맥경화 환자들은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 상승을 초래할 수 있어 냉수욕을 자제해야 한다.

/하태준 선릉탑비뇨기과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