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가 아닌 놀이문화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는 곳, 장애아와 비장애아들이 함께 뒹구는 곳, ‘장난감 교실’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레코텍’ 장난감 교실을 통해 어린이들 모두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심어주는 교육을 하는 곳이 있어 화제다. 서울 강동구 천호4동에 세워진 구립 ‘곡교어린이집’(www.gokgyo.co.kr)이 바로 그곳. 장난감을 이용한 통합교육의 원조로 알려진 레코텍은 스웨덴어로 놀이교실을 뜻한다.

곡교어린이집의 프로그램은 대부분 비장애아와 장애아가 함께 하도록 꾸며져 있다. 매주 주말에는 나이 제한 없이 10개 가족이 1개조로 만나 장난감 놀이를 즐기거나 비디오를 보고 요리를 하는 등 생활놀이 시간도 갖는다.

레코텍 프로그램이 알려지자 곡교어린이집에는 서울시내 다른 구에서도 입학을 요청하는 학부모들이 잇따르고 있다. 문을 연지 열흘도 채 안됐지만 현재 30여명의 어린이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60여명의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입학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이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장난감 교실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한성공회 성베드로교육센터의 지원 덕분이다. 이 센터 원장이었던 김후리다(김성수 성공회대총장 부인)씨가 은퇴하면서 각종 장난감 3300여점을 희사한 것. 어린이집 측은 앞으로 장난감 재활용 운동을 통해 레코텍교실의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레코텍은 196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는 선진국 50여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82년 도입됐으나 예산과 전문인력 부족으로 운영되지 않았다. 곡교어린이집 이창미(40) 원장은 “이제라도 어린이 교육이 교재 및 교구 중심에서 벗어나 놀이문화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02-472-4200

〈김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