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일본주둔 명분 '흔들', 동북아 영향력퇴조 경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고위관리 및 핵심싱크탱크들은 주한미군위상 및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계획등에 미칠 회담의 영향에 대한 ‘조용하지만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은 일단 이번 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15일 남북공동선언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한반도의 미래에 새로운 희망의 날이 열렸다”고 축하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50년간 유지해온 대북(對北)경제제재의 해제방침을 1주일 내에 발표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보도됐다.

그러나 이같은 일련의 사태는 미국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냉전의 최전선’인 한반도의 화해무드는 곧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북아지역 전체에서 미국 영향력의 퇴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반도 긴장완화로 인해 주한미군 주둔명분이 흔들릴 수 있다. 이는 결국 미군의 일본주둔 명분상실로 이어져 미국에 최악의 시나리오인 동북아지역 미군철수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북한이 ‘불량국가’의 이미지를 벗어남에 따라 중국·러시아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NMD계획도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민병두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