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도움되는 분야부터 경협추진

“잘 돼야 안되겠습니까.” 구본무(具本茂)LG회장은 15일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향후 남북경협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구회장은 이날 방북수행단 해산이후 서울시내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밤 10시쯤 귀가하는 길에 기자와 만났다.그는 2박3일간의 방북기간중 느꼈던 벅찬 감정들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피로한 기색도 없이 활기에 차 있었다.

구회장은 “개인적으로 처음 북한을 방문했기 때문에 마음이 들떴었는데 평양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날까지 내내 북한이 보여준 열광적 환영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그는 방북기간중 남북 경협사업에 진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수행만 했기 때문에 따로 해줄 얘기가 정말 없어요”라고 겸사(謙辭)했다.

구회장은 그러나 14일 밤 평양에서 남북정상간의 공동합의문 채택직후 숙소인 주암산 초대소로 돌아와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방북단 일행 20명에게 서울에서 갖고 간 밸런타인 17년산 양주 2병으로 잔을 돌릴 정도로 큰 감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회장이 이처럼 분위기를 돋우자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객실에 있던 들쭉술,강계포도주등 북한술들을 몽땅 가져와 마시며 주암산 초대소 1층 응접실에서 얘기꽃을 피웠다는 것.구회장은 방북기간중 북한측이 마련해준 벤츠 승용차에 윤종용 삼성전자부회장과 함께 타고 움직였다고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전했다.

구회장은 이날 서울 도착직후 기자들의 회견요청이 쇄도하자 LG홍보실을 통해 “경협은 북한에도 도움이 되고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분야부터 우선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컬러 TV합영공장 설립과 비무장지대에 국제물류센터 건립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형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