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나이 코리아 강성모(姜聖模)회장은 6월14일자와 15일자 노동신문을 떨리는 손으로 기자에게 펼쳐 보였다. 남북한 정상회담의 역사적 현장에서 보낸 2박3일간 북한여정이 폭풍우처럼 지나갔다.

“엄청난 충격과 감동이었습니다.이제 드디어 통일이 되는구나.고향에 가게 됐구나.잠자리에 들었다가도 창문을 열고 평양의 밤하늘을 올려다 보고 또 올려다 보았습니다.”

평양에서 귀국한 직후인 15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린나이 코리아 사옥에서 만난 강회장은 여전히 ‘평양의 흥분’을 억누르지 못했다.함경도 북청이 고향인 강회장은 자신을 ‘평범한 실향민 실업가’라고 소개했다.

강회장은 “앞으로 고향인 북청에 500만달러를 투자해 가스레인지나 난방기기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북한 경제와 남한 경제 양쪽에 보탬이 되는 일을 마지막으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가진 경제분야 부문별 회의에서 “대북투자 촉진을 위해서 남한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투자보장이라고 북한측을 설득했으며 투자를 전담하는 남북공동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제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측은 이같은 제의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강회장은 전했다.

강회장은 14일 북한에 있는 사촌누이동생 해주(66)씨를 평양 서산호텔에서 만났다. 46년 해방 이듬해 아버지와 함께 월남하고 이듬해 어머니와 두 동생도 남쪽으로 내려 온 후 고향 친척과는 첫번째 상봉이었다.

55년동안 기다렸던 만남은 1시간만에 아쉽게 끝났다. 강회장은 시계와 의약품,화장품을 선물로 건넸다.달러를 주려고 했지만 해주씨는 받지 않아 아쉬웠다고 강회장은 전했다.

<이제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