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자연보호단체 등에서 서울 근교의 야산에 서식중인 고양이들에 대해 거론한 내용을 보았다. 그들의 논지는 고양이들의 번식으로 인해 다람쥐와 새의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했으므로 고양이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보호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지 상당히 궁금하다. 집고양이가 주인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본능에 따라 야생화하여 나름대로의 생존의 방법을 찾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또 번식을 통해 그 수가 늘어나는 것도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다. 쥐처럼 인간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해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축에 위해를 가하는 맹수도 아닌 고양이의 개체수를 인위적으로 조절한다는 것은 바로 자연의 힘에 의한 생태계의 균형 정립에 인간이 개입하는 반자연보호의 한 사례라고 볼수밖에 없다.

고양이가 주로 다람쥐나 새를 먹이로 취한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먹이의 부족으로 고양이의 수도 더 늘지 않게 될 것이며 먹이사슬의 균형이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 자연의 법칙에 인간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고양이의 먹이로는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다람쥐나 새보다는 땅에 서식하는 많은 종류의 쥐 역시 먹이가 될 터이며 설사 다람쥐와 새를 포식한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포식자로부터 도망칠 능력을 상실한 개체부터 잡아 먹힐 것이므로 다람쥐와 새의 보호를 위해 고양이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자연보호라는 대원칙에 인간의 동물에 대한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어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 뱀에게 등산객이 물렸다고 그 산의 뱀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던가.
하물며,인간에게 별다른 해를 끼치지도 않으면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생존에 성공하고 있는 고양이를 잡아내거나 불임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다람쥐나 새를 보호하려면 그들의 먹이가 되는 각종 열매를 모조리 쓸어가는 사람들부터 단속해야 할 것이다.
‘귀여운 다람쥐와 새’ ‘보기싫은 고양이’라는 감상적 기준을 가지고 자연보호를 논하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권균.40·회사원·경기 하남시 덕풍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