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23년동안 목탁만들기 외길을 걷고 있는 안종식씨

"번잡한 세상 淨土의 소리로 정화를"

“세상 사람들이 목탁소리만큼이나 맑은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합니다.” 열여섯 나이에 ‘淨土(정토)의 소리’를 만들기 시작해 23년동안 목탁만들기 외길을 걷고 있는 경북 영천의 충북공예사 주인 安鍾植(안종식.39·영천시 언하동 167)씨.

安씨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은 14일 완성된 목탁을 쳐보며 한보사태와 대선자금 등 세상의 모든 어수선함이 청아한 목탁소리에 묻혀 사라지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그동안 安씨가 만들어낸 목탁은 모두 2만5천여개.

전국의 사찰은 물론 외국에서까지 그의 손때 묻은 목탁이 맑은 소리를 내며 중생들을 불국정토로 안내하고 있다.

특히 安씨는 지난해 10월 목탁의 입에 해당하는 음구 주변에 돌출부를 만들어 변형되거나 갈라지지 않도록한 개량목탁으로 목탁부문에서는 처음으로 실용신안등록을 마치면서 목탁만들기에는 ‘입신’의 경지에 도달했다.

安씨가 목탁제작에 처음 손을 댄 것은 청주중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74년.

청주에서 독실한 불교신자로 역시 목탁을 만들어온 부친(安石萬·안석만.79년 작고·당시 59세)의 권유로 목탁제작에 발을 디뎠으나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전국을 떠돌며 기술을 배웠다.

그러다 86년 서울에서 목탁제작의 대가인 義山(의산)스님을 만나 4년동안 목탁과 관련한 기술을 빠짐없이 익힌뒤 90년부터 영천에 정착, 공방을 차렸다.

그때부터 安씨는 목탁만을 위해 살았다.

목탁의 재료인 살구나무를 구입하고 적당한 크기로 자르는 일, 비틀림을 막고 나무의 진을 빼내기 위해 가마솥에서 24시간동안 찌는 일 등 어느것 하나 쉬운 일이 없지만 각별한 불심으로 이를 완벽하게 처리해낸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속파기작업 때는 역시 속을 태운다. 아차하는 순간 흠집이 나거나 깨지기 때문.

갈라짐을 막기 위해 1년동안 그늘에서 수분을 뺀 뒤 또다시 건조기에 넣어 48시간을 찌면서 1백% 말려야 비로소 한개의 목탁이 만들어진다. 꼬박 2년이 걸려야 제대로 된 목탁 하나가 나오는 셈이다.

安씨가 만드는 목탁은 하루 10여개. 그렇다고 모두가 목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리가 좋지않은 목탁은 아무리 모양이 좋더라도 주저없이 땔감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永川=韓岡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