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4일 새벽 부천에서 부부싸움을 하다 고의로 가스폭발사고를 일으켜 무너진 다가구주택

부부싸움을 벌이다 가스통을 폭발시키는 바람에 3층짜리 다가구주택이 무너져 3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는등 사소한 시비로 인한 가정내의 방화,폭력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유형의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화풀이 차원을 넘어 무고한 대중을 상대로한 ‘정신질환 형태의 범죄’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정신질환적 범죄에 대해 한국사회병리연구소 白尙昌(백상창.63)소장은 “60년대이후 급격한 사회변동으로 인해 자기중심적 충동주의가 만연돼 있다”며 “이같은 심리가 외부로 표출돼 방화,살인이나 자살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건강한 시민정신이 확립될 때 극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4일 0시55분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 422의18 3층짜리 다가구주택 2층 강희장(43·D일보 일산지국 판매사원)씨 집에서 강씨가 술에 취해 부부싸움을 벌이다 액화석유가스(LPG)통의 잠금장치를 풀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가스통을 폭발시켰다.

이 폭발로 모두 9가구가 사는 다가구주택이 무너져 내리면서 강씨와 2층에 사는 이경희(32)씨, 3층에 사는 김영순(여.84)씨 등 3명이 건물더미에 깔려 숨지고 주민 정영자(여.55)씨 등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또 폭발한 건물과 인접한 다가구주택 2채도 붕괴할 우려가 있어 주민 50여명을 인근 여관 등으로 대피시키는 비상조치를 취했다.

강씨의 아들(15)은 경찰에서 “아버지가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어머니와 다투던중 어머니가 현관문을 발로 걷어차며 밖으로 나가자 현관옆에 있던 가스통을 안방으로 가지고 들어가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3일 오후11시40분쯤 서울 양천구 신정5동 920의6 3층 다가구주택에서 3층에 살고 있는 집주인 이춘세(55)씨가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부인 최모(51)씨와 부부싸움을 벌이다 라이터로 옷가지 등에 불을 지르는 바람에 부인 최씨가 창밖으로 뛰어 내려 상처를 입고 이웃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와 함께 지난달 28일에는 대구시 남구 이천2동587 다가구주택 3층 계단에서 최모(29·무직)씨가 “애인을 데려오지 않으면 폭파시키겠다”며 LP가스통의 잠금장치를 풀고 15분동안 난동을 부렸다.

또 같은달 23일에는 오모(25·무직)씨가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에 사는 애인 유모(여.25)씨 집에 LP가스통을 들고 찾아가 2시간동안 유씨를 감금한채 동반자살을 요구하며 난동을 부리는등 유사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내무부에 따르면 가정불화 등에 따른 방화사건이 해마다 급증, 94년 1천8백24건에서 95년 2천2백45건, 96년 2천5백77건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96년의 경우 가정불화가 원인인 방화사건은 4백12건에 달했다.

또 올들어서도 1월말 현재까지 가스폭발등 2백72건의 일반 방화사건이 발생했다.

<安勇雄·金尙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