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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비상

인사·총무·마케팅 담당 채용
통합 물류시스템 구축 준비도
초저가 공산품 물량 공세 땐
내수시장 주도권 내줄 가능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C-커머스) 테무가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이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함께 초저가 공산품을 앞세운 ‘물량 공세’를 펼칠 경우 국내 온라인 쇼핑몰과 중소 제조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제기된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홀딩스(PDD) 자회사인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인사(HR)·총무·마케팅·물류 등 핵심 직군에서 한국인 직원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테무는 한국 내 통합 물류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현재 테무 상품은 CJ대한통운과 한진이 주로 배송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본사 차원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한국 주요 물류업체와 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서는 테무의 한국시장 공략 방식이 앞서 국내에 직접 진출한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유사한 점을 주목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9년 처음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열어 영업을 시작한 이후 2023년 8월 한국법인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설립과 사무소 개설, 한국 직원 채용 등의 현지화 절차를 밟았다. 테무도 2023년 7월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개설해 영업을 개시했고, 지난해 2월 한국 법인 ‘웨일코코리아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했다. 웨일코는 테무가 미국에서 설립·운영하는 법인명이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테무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23만 명으로 쿠팡(3302만 명), 알리익스프레스(912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테무의 한국 직접 진출 움직임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린 점도 주목된다. 미국이 지난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보편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미 수출에 제동이 걸린 C-커머스가 대체 시장으로 한국에 더욱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현상이 장기화할수록 내수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e커머스 시장인 미국에서의 영업 여건이 악화한 C-커머스가 한국을 비롯한 다른 해외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자와 밀접한 유통산업이 다른 나라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도록 산업계와 정부가 조속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