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추경 등 선제대응 촉구

부동산 경기 침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축착공면적이 급감하면서 후행 지표인 건설투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업계에서 하반기 경기회복 지연을 우려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침체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건설동향브리핑 제992호를 통해 건축착공과 건설투자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하반기 건설투자는 상반기보다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여전히 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은행은 올해 건설투자가 각각 전년 대비 0.7%, 1.3%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하반기 건설투자의 두드러진 반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산연에 따르면 건설경기는 평균적으로 불황기 진입 후 저점 형성까지 2년에서 2년 6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2023년 건축착공면적은 전년 대비 31.7% 감소했는데,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수준이다. 건축착공면적은 건설경기 선행지표로, 건설투자의 증감을 예고한다. 2008~2009년 건축착공 위축 이후 2010~2012년까지 3년 연속 건설투자가 위축됐던 바 있어, 지난해 시작된 침체가 올해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고환율 상황으로 인해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고 도널드 트럼프발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국내 투자가 연기될 경우 전반적인 건축공사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져 침체 기간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건설사는 올해 연간 매출 목표를 지난해 실적보다 많게는 수조 원까지 낮춰 잡았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올해 매출 목표는 15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매출보다 2조7550억 원 적다. 현대건설 역시 올해 매출 목표가 지난해 매출보다 2조3000억 원가량 낮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