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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 상습체납 대책 강화

경북도, 3년간 97억원 압류
의사·종교인 등 직군 다양해
파주시, 가상자산 직접 매각
“압류채권 상장폐지 위험방지”

안동=박천학·무안=김대우·파주=김준구 기자, 전국종합

경기 불황으로 지방세 체납액이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이 고질 체납자의 가상자산 압류를 통한 체납세 징수를 강화하고 있다. 세금 납부를 회피하기 위해 급속도로 커진 가상자산 시장을 재산 은닉 수단으로 악용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것으로, 체납자의 가상자산을 직접 매각해 체납액을 징수하는 고강도 압박도 가하고 있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의 지방세 체납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압류액은 2022년 43억9000만 원(716명), 2023년 193억2000만 원(1795명), 2024년에는 8월 기준 178억5000만 원(2342명)이었다. 또 체납세 징수액은 같은 기간 17억 원(642명), 26억 원(1286명), 39억8000만 원(2382명)으로 증가했다.

경북도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상자산 97억 원을 압류하고 체납세 27억 원(2481명)을 징수했다. 체납자 가운데 의사, 종교인 등 세금을 부담할 수 있는 다양한 직군이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했다.

부산시는 가상자산 압류를 통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억 원, 울산시는 같은 기간 2억2700만 원의 체납세를 징수했다.

전남도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17억4000만 원, 대전시는 같은 기간 11억3700만 원의 가상자산을 각각 압류했다.

경남도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6000만 원을 압류했다.

특히 경기 파주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말 2차례에 걸쳐 체납자의 가상자산을 거래소로부터 이전받아 직접 매각해 체납액 1500만 원을 징수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주요 코인이 아닌 경우,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돼 압류 채권이 소실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직접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와 부산시도 이 방식 도입을 검토 중이다.

가상자산은 특정금융정보법상 경제적 가치를 지닌 가상화폐나 암호자산이 해당한다. 지방세징수법에 따라 체납자 가상자산은 압류와 매각이 가능하다. 지자체들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지방세 체납자의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확인, 체납처분을 하고 있다. 한편, 행안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의 지방세 총 체납액은 2022년 3조7383억 원, 2023년 4조593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