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호권(가운데)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8일 관내 공유주방 ‘함께쿡쿡’에서 진행된 ‘자원봉사 데이’ 올해 첫 행사 ‘설맞이 명절 소외계층을 위한 만두빚기’에 참석해 만두를 빚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영등포구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설맞이 만두빚기’ 봉사활동

올해로 3년째 ‘자원봉사 데이’
매월 5급 이상 간부들과 참여
삼계탕 배식·어르신 나들이 등
이웃 위한 ‘온정의 동행’ 약속

“여러분, 만두와 송편이 어떻게 다른지 아세요? 오늘 만두는 송편처럼 만들면 안 됩니다. 사랑으로 빚어낸 만두가 한부모 가정이나 1인 가구 청년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정이 되길 바라고요. 그러니 빚으실 때 그 안에 사랑을 꽉꽉 채워주시길 바랍니다. 옆구리 터질 정도로 사랑을 많이 담아 주세요. 그렇다고 진짜 터지면 안 되고요.”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 위치한 영등포구 공유주방 ‘함께쿡쿡’.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자원봉사를 나온 참가자들에게 이같이 당부하자 장내는 밝은 웃음소리로 넘쳐났다. 이날 행사는 영등포구 간부 공무원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민·관 합동 봉사단을 꾸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웃사랑 실천과 주민들의 생활환경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구가 운영하는 ‘자원봉사 데이’의 올해 첫 행사로 ‘설맞이 명절 소외계층을 위한 만두빚기’ 봉사활동.

자원봉사 데이는 최 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것으로 올해 3년 차를 맞았다. 자원봉사 데이 행사는 구와 영등포구자원봉사센터, 주민봉사단 등 민·관이 함께 진행해 그 의미를 더한다. 특히 대민 봉사활동을 넘어 재해예방 등 주민 생활환경 안정에까지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에서는 최 구청장 외에도 매월 돌아가며 1개 국의 5급 이상 간부 및 팀장이 자율로 참여한다. 이날은 도시공간국 5급 이상 간부 및 자원한 팀장 등 10여 명과 영등포구자원봉사센터(센터장 김찬숙), 영등포구자원봉사연합회(회장 김미자) 회원 등 30여 명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 활동복 차림으로 나온 최 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2년 동안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사를 하게 돼 의미가 있었고, 올 한 해도 이웃에게 따뜻한 정을 만들어나가자”며 “지난해 연말에는 쪽방촌에 연탄을 배달하며 ‘연탄을 배달하는 마지막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곳 주민들이 보상이 끝나고 임시주택으로 이주하게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최호권(가운데)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포장한 만두세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최 구청장은 옆자리에 앉아 만두를 같이 빚은 청소년들에게 “만두피의 가장자리에 물을 묻히면 잘 달라붙는다”며 “만두와 송편을 다르게 만드는 게 참 어렵죠 잉~”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만두를 먹고 청년들이 취업 같은 희망사항이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면서 “청년이 잘돼야 나라의 미래가 밝다”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영등포구 인구가 38만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평균에 속하지만, 이 중 1인 가구 세대주가 50%가 넘고 청년인구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자치구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관심을 갖고 보듬어야 할 주민들이 많다는 것으로, 이날 한쪽에서는 빚어진 만두 120여 세트를 떡국 떡 및 사골육수와 함께 관내 한부모 가정, 1인 가구 청년 등에게 곧바로 전달하기 위한 포장작업도 병행됐다.

한편 지난해 자원봉사 데이 활동내용을 보면 명절에는 설날 떡국과 추석 송편, 1인가구 청년 응원도시락 만들기 등으로 외로운 주민들에게는 ‘벗’으로 다가갔고, 장마철을 앞두고는 빗물받이 청소 2회, 가을에는 하수구 막힘 예방 낙엽청소 등을 통해 ‘안전 지킴이’ 역할을 자처했다. 최 구청장은 특히 “빗물받이 청소 덕분에 2022년 침수해 복구비용 182억 원이 들었던 것이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는 침수피해 신고 없이 장마기간을 넘겨 복구비용 0을 기록했다”며 “우연이라고 생각지 않고, 주민들과 함께 사전예방은 물론 비가 오기 시작할 때부터 현장으로 달려가 조치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는 만두빚기를 시작으로 역시 매년 해온 빗물받이 청소 외에도 삼계탕 배식봉사, 어르신 나들이 동행,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들기 등의 계획을 세워놨다.

최 구청장은 “봉사활동은 끝이라는 게 없고, 할수록 점점 는다. 자원봉사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느냐가 선진국민의 척도요, 성숙한 선진사회의 잣대”라면서 “영등포는 주민들이 정이 많은 곳이다. 경제가 어려운데도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의 후원금이 벌써 작년 수준이 됐다. 마음이 따뜻한 구민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