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지난달 비농업 고용 25.6만 증가
물가도 오르면 인하할 명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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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50bp(1bp=0.01%포인트) 정책금리 인하를 할 수 있을까?’

14일 국제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내놓은 ‘점도표(dot plot)’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구성원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제시한 올해 50bp 정책금리 인하(25bp 인하 시 두 번 인하)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Fed의 정책 금리 결정은 자신들이 밝힌 2가지 ‘책무(mandate)’에 달려있다. 2가지 책무는 ‘물가안정(price stability)’과 ‘최대 고용(maximum employment)’이다.

우선 고용 상황부터 살펴보자. 지난 10일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5만5000명)를 큰 폭으로 웃돈 것은 물론, 지난해 2∼3분기 월평균 증가 폭(약 15만 명 수준)도 크게 상회했다. 현재 미국 경기가 생각보다 훨씬 좋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Fed가 가장 중요시하는 물가 지표는 개인소비지출(PCE)이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와 개인소비지출의 움직임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만 살펴봐도 물가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크게 부족함은 없다.

미국의 고용이 예상보다 훨씬 좋은 상황에서 물가마저 고공 행진을 이어간다면 Fed가 올해 정책금리를 더 내려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워진다. 경기도 좋고, 물가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금리를 더 내려서 물가 안정을 해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20일 집권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과거와는 매우 이질적인 경제 정책을 줄줄이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나온 내용을 종합하면, 집권 2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은 물가 안정보다는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Fed가 정책 금리를 인하할 이유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12월 Fed가 정책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에 육박할 만큼 오히려 상승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금리의 이례적 상승은 미국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에서 더 강하게 발생하고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