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뉴욕 경찰이 5일(현지시간) 유인물을 통해 전날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를 총으로 쏜 용의자의 모습을 공개했다. EPA 연합뉴스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보험 부문 CEO 브라이언 톰슨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범인에 대한 미국 내 동정 여론이 늘어나고 있다.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톰슨 살인범에 대한 대중의 동정 여론이 커지면서 수사당국이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온라인 게시판과 SNS, 맨해튼 거리 등에서 대중들은 용의자에 대해 ‘혐오스러운 미국 영리 의료 시스템에 타격을 가한 준 민족적 영웅’으로 찬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은 오히려 범인이 체포되지 않기를 응원하고, 범인의 행동을 옹호하거나, 범인의 좋은 외모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또 경찰의 범인 수색을 방해하라는 내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예를 들어 X에서 몇몇 사람들은 경찰에게 가짜 정보를 넘기거나, 범인처럼 옷을 입어 경찰을 혼란스럽게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7일 뉴욕 워싱턴스퀘어파크에서는 한 단체가 범인 닮은꼴 콘테스트를 열기도 했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총격범 응원 분위기는 SNS를 통해 더 큰 규모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범인을 지지하는 온라인 댓글 중 다수는 계층적 분노와 기업에 대한 적대감을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근 몇 년 간 비공식 조직을 만들어 범죄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온 일부 온라인 탐정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선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한편 미국에서 범법자에 대한 대중적 동정심이 일어난 것은 처음은 아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폭발물 테러를 저지른 에릭 루돌프는 스모키 산맥에 숨어 7년 간 FBI를 피해다녔는데, 당시 루돌프의 지지자들은 ‘달려라, 루돌프, 달려라’라고 써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기도 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