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여전히 긴 줄… 전공의 이탈로 비상 진료체제가 유지되는 중에도 빅5 병원 등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열차를 타고 상경한 전남 지역 환자들이 대형병원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윤성호 기자

상반기 진료 인원 집계… 대형병원 쏠림 여전

올 상반기(1∼6월)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을 찾은 지방환자의 약 60%가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대다수 병원의 진료 인원·건수가 감소한 가운데서도 지방환자들의 빅5 병원 쏠림현상은 변함없이 계속된 셈이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부산해운대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을 찾은 지방환자 167만8067명 가운데 59.3%인 99만4401명은 빅5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서울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은 빅5 병원을 포함해 14곳, 종합병원은 44곳에 달하지만 지방환자 5명 중 3명은 빅5 병원으로만 몰린 셈이다.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지방환자만을 대상으로 하면 128만9118명 중 77.1%가 빅5 병원 진료환자로 쏠림 현상이 더 심했다.

지방환자들의 서울 대형병원 진료 건수 역시 빅5 병원으로 집중됐다. 상반기 서울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에서 지방환자들의 총 진료 건수는 530만4653건으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59.7%인 316만8943건이 빅5 병원에서 시행된 진료였다.

지방환자의 진료가 빅5 병원으로 몰리면서 진료비 전체에서 빅5 병원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컸다. 지방환자들의 상반기 서울 대형병원 진료비는 모두 2조3870억9400만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65.4%에 달하는 1조5602억7500만 원이 빅5 병원에서 사용됐다.

김 의원은 “큰 병에 걸려도 지역거점병원에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료를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모든 국민이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지역완결형 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통해 빅5 병원 쏠림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