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필리버스터에 썰렁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무제한 토론이 이어지면서 의원석 대부분이 비어 있다. 곽성호 기자

■ 당내 반발 고려해 속도조절

친한 장동혁 “꼭 필요한것 아냐”
먼저 나서서 논의하진 않을 듯

민주 “한동훈 공약 새빨간 거짓말 돼
더 강화된 법안 즉각 발의할것”

더불어민주당은 채 상병 특별검사법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수정안에서 한발 뺀 모양새다. 벌써 두 차례나 이어진 야권의 강행 처리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다 강화된 채 상병 특검법을 즉각 발의하겠다”며 “윤석열 정권과 여당의 어떠한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의 문이 열릴 때까지 10번이고 100번이고 두드리고 또 두들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은) 국민이 원하고 유족이 간절히 원하는 (채 상병) 특검법을 대놓고 가로막는 게 어떻게 민심과 함께하는 일이냐”고 반문하면서 “(채 상병 특검법 부결은) 순직 해병의 억울한 죽음과 수사외압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라는 주권자의 명령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민심 동행을 운운하던 한 대표의 공약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첫 출발부터 용산 해바라기, 대통령 부부 허수아비를 자처하는 것을 보니 한동훈 체제의 싹수도 노랗다”고 비난했다.

조국혁신당은 전날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윤석열 수사 외압 특검법’을 발의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실제 한동훈표 특검 법안, 즉 대법원장이 추천한다는 특검 법안이 제출될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재표결에서 무효표 1표를 포함해 최대 4표의 이탈표가 나왔지만 단일대오가 유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자를 잘못 기재해 무효표가 나온 것을 제외하고, 실수로 잘못 표결했다고 어느 의원이 양심고백을 했다”고 전했다. 원내 지도부는 당 차원에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을 먼저 나서서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중 대법원장 등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발의 계획을 밝혔지만 당내 반발 등을 고려해 토론 과정을 충분히 거친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친한동훈)계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민주당의 특검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제3자가 하는 특검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채 해병 사건에 대해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한 대표의 수정안) 특검이 나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장 최고위원 발언을 보면) 한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중에 공약했던 내용을 당내에 가져와서 의논할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정선·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