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기업들 ‘실적 자신감’
매입 규모 전년대비 16% 늘어

올해 들어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미국 상장회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불확실성에 최근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주춤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이익 증가를 자신하며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비리니 어소시에이츠를 인용,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구성 기업들은 지난 1∼3월 중 총 1812억 달러(약 247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어난 규모다.

특히 메타(페이스북 모회사)와 애플,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참여한 게 자사주 매입 증가에 영향을 줬다. 메타는 올해 1분기 중 매입한 자사주 규모만 145억 달러에 달했으며, 애플은 지난 2일 110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WSJ는 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앞으로도 지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S&P 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를 올해 총 9250억 달러로 추산했고, 내년에는 규모가 1조7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이후 주식을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배당처럼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해 주는 효과가 있다.

사내 유보금을 쌓지 않고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이유에서 기업 내부에서 실적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시장 신호로도 활용된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미 기업들의 감원 등을 통한 비용 절감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잉여현금흐름을 활용해 수익성을 지킬 여력도 충분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