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친정체제 강화 개각 전망
국방·외교장관 교체 등 촉각

지난 3월 대선에서 압승을 거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 6년의 집권 5기를 시작한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을 하루 앞두고 전술핵무기 훈련을 지시해 대외적으로 힘을 과시하는가 하면, 서방을 겨냥한 내부 결집 강화에도 나섰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7일 정오(한국시간 7일 오후 6시)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대궁전 안드레옙스키 홀에서 취임 선서를 할 예정이다. 취임식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푸틴 대통령은 차이콥스키 행진곡과 정오를 알리는 크렘린궁 종소리를 배경으로 입장한 뒤 헌법에 오른손을 올려 취임 선서와 연설을 진행한다. 취임식에는 입법·행정·사법부 대표를 비롯해 러시아 영웅 훈장 수훈자, 주요 종교 대표 등이 참석한다. 크렘린궁은 취임식을 국내 행사로 간주해 외국 정상을 초대하지는 않지만, 러시아에 주재하는 모든 공관장을 초대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서방국가는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이콧할 예정이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6일 “우리는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에 대표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20개국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고 7개국만 대표를 보낼 전망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 후 친정체제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정부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상·하원에 “새 정부 구성에 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내각 개편을 시사한 바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을 직접 지휘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2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교체될지 주목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취임 하루를 앞둔 6일 전술핵무기 훈련을 지시하며 핵 위협 수위를 높였다. 이는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언급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무기가 러시아 본토 타격에 이용될 수 있다고 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교장관의 발언과 관계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남부군관구의 미사일 부대가 공군·해군이 참여하는 가운데 가까운 미래에 전술핵무기 사용을 연습하기 위해 훈련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북·중·러 연대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중순쯤 중국을 방문하는 한편 방북 일정도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