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검찰 로고. 연합뉴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250건 보조금 부정 신청
노무사 3명은 명의 빌려준 혐의로 기소

부산=이승륜 기자



허위로 근로자를 채용한 뒤 10억 원이 넘는 정부 고용지원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사업주와 이를 도운 브로커, 공인노무사 등 40여 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범행을 알선하고 수법을 알려준 브로커는 구속 기소됐다.

부산지검 공공·국제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형원)는 자격 없이 공인노무사 업무를 하면서 민간 사업자들이 국가 보조금을 부정 수급하도록 알선한 혐의(보조금법·고용보험법·공인노무사법 위반)로 브로커 A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또 A 씨를 통해 보조금을 부정하게 받아 챙긴 사업주 40명과 A 씨에게 공인노무사 명의를 빌려준 노무사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 내용을 보면 A 씨는 수도권 노무법인에 사무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부가 사업체에 주는 각종 보조금을 부정하게 얻는 방법을 알게 된 뒤 사업자 40명이 14억 원 상당의 보조금을 부정 수급하도록 도운 혐의를 받는다. 사업자들은 허위로 근로자를 채용하거나 기존 근로자를 신규 채용하는 수법으로 정부에 고용지원보조금을 신청했는데, A 씨는 이런 범행 수법을 알려주고 도운 대가로 알선 수익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노무법인 사무장으로서 업무를 대행해 보조금을 신청하는 것처럼 관련 기관을 속이기 위해 실제 노무법인과 허위 고용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A 씨는 부정하게 보조금을 탄 사업자들로부터 알선 대가를 받는 과정에서도 노무법인 명의의 매출 세금계산서까지 작성·발급해 법망을 피하려고 했다.

A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2020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250건의 국가보조금 신청을 자격 없이 대행해 14억 원 상당의 정부 보조금 부정 수급이 이뤄지도록 돕고, 이 과정에서 1억4000만 원가량의 대가를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의 죄에 상응하는 엄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고용노동청의 부정수급 보조금 환수, 관할 세무서의 포탈세액 환수 업무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