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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전덕모(32)·지다솜(여·31) 부부

저(다솜)는 남편과 연애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같은 건물 다른 계열사에서 일하다 처음 만났습니다. 딱 붙는 셔츠에 금색 안경테, 명품 로고가 크게 보이는 벨트까지…. 사실 남편 첫인상은 별로였어요. 건물에서 마주치며 안부를 묻고 지낸 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남편이 제게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더라고요. ‘뭐지?’ 싶으면서 계속 거절하기 미안해 함께 저녁을 먹게 됐습니다. 그날 남편에 대한 비호감은 호기심으로 바뀌었어요. 식사 후 카페에 갔는데, 남편이 스마트폰 갤러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더라고요. 수천 장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가족과 친구를 소개해주며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3시간 동안 해줬어요. 이후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남편과 연인이 돼 있더라고요. 하하.

연인이 되고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저는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어요. 2018년, 제 나이 스물다섯 살 때 일이에요.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남편을 만나자마자 주저앉아 펑펑 울었어요. 그러고 한 달 가까이 매일 남편에게 헤어지자고 했어요. 다만 불행 중 다행으로 자궁경부암 0기, 초기 진단을 받았어요. 간단한 수술 후 5년간 추적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죠. 하지만 정확히 1년 뒤 재발했어요. 둘이서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나요.

저희는 2020년 9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투병 끝에 저는 지난해 9월 완치 판정도 받았어요. 토끼 같은 딸도 둘이나 낳았고요. 돌이켜보니 연애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네요. 앞으로 헤쳐나갈 어려움이 더 많겠지만, 남편과 함께 잘 이겨나갈게요. 사랑해, 남편.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