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법 개정안 등 5개 법안
법사위 건너뛰고 본회의로

“巨野, 총선 8일만에 또 폭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된 양곡관리법의 일부 문구를 수정한 개정안과 농수산물 가격 안정법 등 당정이 반대하는 5개 법안을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했다. 여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건너뛰어 바로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정치권에선 “거야가 총선 8일 만에 입법 폭주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가격안정법, 세월호 참사 피해 지원 특별법, 한우산업지원법 개정안과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안’을 의결했다. 직회부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 소속 11명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 등 총 12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져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을 5월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회견에서 “법사위의 ‘괴물’ 같은 권한 때문에 단독으로 처리했다”며 “윤 대통령이 또 거부하면 총선 민의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농해수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법을 무시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라며 “당정은 선제적 수급 관리로 농산물 가격과 쌀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반박했다.

5개 법안 중 여야 간 이견이 가장 극심한 것은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가격안정법 개정안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에 따른 폐기로 재발의한 양곡관리법은 정부 의무 매입 조항을 완화했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의힘은 개정안 역시 정부의 시장 개입 소지가 다분할 뿐 아니라 ‘일사부재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일종의 ‘양곡관리법 확장판’으로 농산물값이 기준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차액을 정부가 농민에게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농수산물 가격안정법에 대해서도 여당은 정부의 재정 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나윤석·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