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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인터뷰 - 프로야구 KIA 사령탑 취임 한달… 이범호 감독

“현역때 응원가이던 ‘질풍가도’
9회에 울려퍼지면 팀 사기올라”

광주 =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국내 프로야구엔 팀은 물론 선수 개개인의 응원가가 있다. 특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 맞춤형 응원가, 즉 등장 곡이 울려 퍼진다. 국내 프로야구가 갖춘 색다른 묘미다.

이범호 KIA 감독은 국내 10개 구단 사령탑 중 유일하게 ‘감독 응원가’가 있다. 이 감독의 현역 시절 응원가인 ‘질풍가도’가 그가 사령탑이 된 이후에도 응원석에서 흘러나온다. 특히 감독의 성공적인 대타 작전과 계투 교체가 나올 때면 KIA 응원석에선 질풍가도가 울려 퍼지며 팬들은 노래 중간에 ‘잘생겼다, 이범호!’를 외친다.

이 감독은 “감독의 응원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현역 시절 응원가를 기억하고 있는 나이에 감독이 된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특히 5년 만에 감독이 됐으니까 그 노래가 나오면 기아 팬분들은 당연히 뒤에 ‘잘생겼다’를 외치시는 것 같다. 이제 선수들이 9회에 내 응원가가 나오면 ‘이제 감독님 노래 나온다’며 분위기와 사기가 오른다”고 말했다.

팬들이 응원가에 ‘잘생겼다’고 외치는 이유도 있다. 이 감독은 시골 총각처럼 보이는 순박한 외모. 그런데 이 감독의 별명은 ‘꽃범호’다. ‘꽃미남 범호’의 준말이다. 과거 개그콘서트 ‘꽃보다 남자’라는 코너에서 “난, 민이라고 해∼”라는 유행어를 만든 오지헌과 닮았다고 해서 누리꾼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이 감독은 자신의 별명을 두고 “처음에는 정말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민망함 그 자체였다”면서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이름 대신 다른 표현으로 불리면서 홍보할 수 있는 게 흔치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꽃은 긍정적인 이미지이고, 입에도 쫙쫙 붙어 좋다”고 껄껄 웃었다.

이제 이 감독은 ‘꽃감독’으로 불린다. 이 감독은 “다른 감독님 중엔 ‘승부사’ ‘우승 청부사’라고 불리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간단하게 ‘꽃감독’으로 표현된다. 성적이 좋을 땐 ‘꽃감독’이라는 표현이 주는 긍정 이미지에 아주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