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충 마인드

가드 사드 지음
이연수 옮김│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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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PC)주의에 대한 맹공이다. PC주의 앞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 정확하게는 사회적 비난이 두려워 이성적 판단을 포기하는 지식인들의 비겁함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다. 진화행동과학자로 캐나다 콘코디아대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저자는 다양성과 포용성, 공정을 주장하지만 정작 과정도 결과도 공정하지 않은 독단적 주장에 휘둘리는 세태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화적 상대주의라는 이름의 지나친 PC주의가 맹목적 진리가 되고 심오함으로 위장한 가짜 진실이 되면서 인간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식의 산실이어야 하는 대학과 지식인 사회에서 벌어지는 비겁함에 저자는 분노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낸다.

저자는 이같이 사람들의 지성을 마비시키는 사상을 전파력이 강해 받아들이기 쉽다는 점에서 ‘기생충’ 혹은 ‘전염병’에 빗댄다. 그리고 이 같은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것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방식, 즉 과학적 사고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들어 문화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이 자신과 상대를 구분 짓는 도구로 쓰이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흐름의 일환이긴 하지만, 다소 과도한 저자의 주장 역시 또 다른 독단이라는 점에서 책의 한계는 명확하다. 정치·사회적 공감을 표하는 진보적인 해시태그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미덕 과시(virtue-signaling)’일 뿐이라도 몰아붙이는 것도 지나치다. 336쪽, 2만 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