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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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있으면 대통령은 그저 청와대 안에만 있으라는 말인가.”

2021년 부산시장을 뽑는 보궐선거를 40일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산을 찾은 데 대해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이 일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시 SNS에 올린 글이다. 3년 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전국 순회 민생토론회에 대해 “윤 대통령이 불법적 선거운동으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2024년 2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며 언제 그랬냐는 듯 비판하고 나섰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제85조는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서 또는 지위를 이용해서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규정한다”며 “민주당 관권선거대책위원회는 이를 정밀하게 검토해서 윤 대통령과 관련 공무원들의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관권선거를 이야기하려면 제21대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문재인 정부의 재난지원금 마케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응수하고 있다.

실제로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21대 총선을 불과 10여 일 앞두고 경북 구미, 제주, 강원 강릉 등 격전지를 방문해 관권선거 논란이 거세게 인 바 있다. 또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을 때도 문 정부와 민주당은 관권선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관권선거를 넘어 금권선거”라며 목소리를 높였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3~4년 전 같은 지적을 받았던 민주당의 자기 성찰 없는 ‘내가 할 땐 민생 행보, 상대가 할 땐 관권선거’라는 내로남불식 주장은 지지층에나 받아들여질 뿐이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