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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노린 마두로 대통령 ‘가이아나 제물’로 정치쇼

이현욱 기자
이현욱 기자
  • 입력 2023-12-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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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투표결과에 고무된 마두로… 니콜라스 마두로(왼쪽)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 카라카스에서 가이아나 영토(과야나 에세키바) 편입을 골자로 한 국민투표 결과 발표 후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베네수엘라 ‘이웃나라 땅’ 편입 국민투표 95% 찬성

석유·금 등 풍부한 금싸라기 땅
해당지역 주민 시민권 부여 찬성
국제적으로 법적 효력 없음에도
마두로 ‘지지율 올리기’ 목적 커

가이아나는 ‘애국의밤’ 군중집회


베네수엘라가 석유, 금, 다이아몬드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남미 가이아나 땅을 노리고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투표자 대부분이 정부의 영유권 주장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번 투표 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데다 내년 3선을 노리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지율 올리기 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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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는 전날 국민투표에서 투표자 95.90%가 ‘과야나 에세키바 주를 신설하고, 해당 주민에게 베네수엘라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에 찬성하느냐’는 취지의 국민투표 질문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 국경 획정의 근거가 되는 1899년 중재판정에 대한 거부 의사를 묻는 문항에는 97.83%가 ‘거부한다’고 답했다. 대신 양국 간 협의를 통해 영토 분쟁을 해결하라는 취지의 1966년 제네바 협약에는 98.11%가 지지 의사를 보냈다.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 관할권 인정 반대(95.40%)’와 ‘영토 획정 관련 가이아나 주장 거부(95.40%)’ 등도 찬성이 높았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투표결과에 대해 “민주적 수단으로 총의를 확인했다”고 자평했고, 마두로 대통령도 “역사적이면서도 전례 없는 선거”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표자가 1050만 명으로 유권자(2060만 명)의 절반을 간신히 넘은 데다 이마저도 선관위가 투표 종료 직전 투표 시간을 2시간 연장한 결과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내년 대선에서 3선을 노리는 마두로 대통령이 민족주의적 열정 고취와 공정 선거에 대한 국내외 요구를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국민투표를 밀어붙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ICJ는 투표 전부터 법적 효력이 없는 투표라고 지적해왔다.

과야나 에세키바는 1899년 ICJ의 전신인 중재재판소가 가이아나 땅이라고 판정했지만, 베네수엘라는 ‘가이아나와의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명시한 1966년 제네바 협약을 근거로 해당 지역의 실효적 지배권을 주장 중이다.

이번 투표강행으로 가이아나와의 물리적 충돌 우려도 나온다.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전날 ‘애국의 밤’ 군중집회를 열고 “어떠한 거짓말도 우리 국민 마음에 두려움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절대 짓밟히지 않을 것이며, 법에서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심하지 않고 국경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라트 자그데오 부통령도 “베네수엘라가 침공할 것이라고 믿지는 않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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