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회성 IPCC 의장. 뉴시스 자료사진

이회성 한국인 최초 IPCC 의장, IPCC 제6차 종합보고서 발간 기념 27일 브리핑
"20년 이내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넘어서는 것 불가피…‘오버슛’ 발생해도 초과 상승 폭 0.1도 이내로"
"우리나라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많지만 기술 수준 뛰어나…탄소중립 앞서갈 것"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이) 한 차례 1.5도를 넘어섰다가 2100년에 다시 1.5도로 내려가는 ‘오버슛’ 시나리오가 불가피한데 그 사이 불가역적인 기후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겁줘서 기후 행동이 이뤄진다면 이미 (기후 위기는) 끝났을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어떤 옵션이 있느냐를 설명했고, 이를 따랐을 때 새로운 발전의 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점이 담겨있다."

최근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 발간을 주도한 이회성(78) IPCC 의장은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오는 7월 임기를 마치는 이회성 제6대 IPCC 의장은 한국인 최초의 IPCC 의장이자, 첫 경제학자 출신 IPCC 의장이기도 하다.

이 의장은 이날 "과거에도 지구 온도가 1.1도 올라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거기 걸린 시간이 2만 년, 3만 년이었다면 지금은 150년 사이에 1.1도 올라간 것이어서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며 "(지구 온도 상승) ‘속도’가 문제인데 기후변화 속도에 맞춰 사람이나 생태계가 적응하기 어려우면 사단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상태면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 넘어서는 건 20년 내에 불가피하다"며 오버슛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오버슛이 발생해도 지구온도 초과상승은 0.1도 이내"여야 한다고 강조한 이 의장은 그 사이에도 동토가 녹아내리고 북극 얼음이 사라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장은 이 같은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가 보고서에 담겨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이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을 제한하는 단기 대응에 나서고, 국제적으로 현재 기후대응으로 들어가는 기금을 3~6배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도의 (지구) 온도 안정화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과 혜택을 비교했는데 분명하게 혜택이 비용을 넘어선다는 결론이 나왔다"면서 "다만 전 세계적인 혜택이 국가, 개인의 혜택과는 연계가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여서 앞으로는 이와 관련된 인센티브가 어떻게 장착이 되는가가 키포인트"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을 위해 경제성장을 포기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년간 매년 7%씩 줄여야 하는데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인 2020년에 7% 줄었다"라면서 "하지만 2020년에 세계 경제성장률이 -3%였는데 경제를 3%씩 후퇴시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은 탄소중립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IPCC 보고서 승인 후 국내에서 발표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관련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상당부분은 배출은 산업계에서 배출하고 있는데, 산업 부분은 기술과 직결돼있어서 기술만 해결되면 우리나라가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탄소중립에) 앞서갈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의장은 이어 "한국의 기술개발 능력은 전 세계가 감탄할 수준이어서 전반적인 여건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탄소 중립 달성하는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각 국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탄소배출 최소화를 목표로 하고 현실화하기 위한 방법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다"면서 "어떤 방식이 옳은가에 대해서는 IPCC에서 언급할만한 대상이라기 보다 각국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