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15조 성장펀드 지원
법률·회계·기술 컨설팅 강화
금융 빅데이터 협의체 논의도

이미지 크게보기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영업 정지 사태로 국내 시장에서도 자금 경색이 우려되는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핀테크·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모험자본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금융회사와 핀테크 간의 공정한 경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빅데이터 생태계 구축도 추진할 전망이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14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 지속적 혁신·경쟁을 위한 금융데이터 정책 방향’을 주제로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방향을 밝혔다. 권 상임위원은 핀테크·벤처 지원을 통해 건전한 모험자본 생태계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총 15조 원에 달하는 혁신산업·성장지원펀드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공모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도입하고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제도화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BDC는 스타트업·벤처기업 등 비상장회사에 투자하는 투자목적회사다. 지난 2020년부터 BDC 도입을 추진해 왔으나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현재까지 제도가 정착하지 못했다. 금융위는 핀테크 기업의 창업·성장단계별 자금 공급과 법률·회계·기술 등 원스톱(One-Stop) 맞춤형 컨설팅 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권 상임위원은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어려운 사업 환경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권 상임위원은 SVB 영업 정지 사태와 관련, “어려운 사업 환경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적극 강화하겠다”고도 말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데이터 정책 전반에 대한 건의를 전달했다. 이들은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됨에 따라 전 분야 마이데이터 도입 근거가 마련된 점을 들어 빅테크·의료 정보 등 핵심 비금융정보를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보험·펀드 등 금융상품 비교·추천 범위를 확대해 신속한 대환대출 시스템이 가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데이터 활용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결합데이터를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규제 환경을 조성하고, 국세청·통계청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공데이터를 확대 개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뢰받는 AI 활용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민·관·산·학이 참여하는 ‘금융 AI·빅데이터 생태계 협의체’ 운용도 건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금융위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8개 유관기관, 빅테크·핀테크, 금융회사 12곳이 참여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