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 여당 긴밀 관계 예고
원로들 “화합하되 균형감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3일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 회동하기로 하면서 긴밀한 당정관계를 통한 국정 운영을 예고했다. 여당 원로들은 김기현 신임 당대표를 향해 전대에서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고 단합하는 모습으로 당을 이끌고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9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새로 꾸려지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13일 만날 예정이다. 당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자 인선이 끝난 뒤 새 지도부와 대통령 간 상견례를 갖는 자리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는 당정일체 기조로 윤 정부 성공을 위해 손발을 맞춰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과 김 대표 간에 정례 회동을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원로들은 김 대표 등 새 지도부에 당 화합을 기반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 나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당의 화합과 단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 첫째”라며 “비윤(비윤석열) 진영 사람들도 당직에 많이 기용해 인사에 있어 탕평책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명직 최고위원 같은 자리는 안철수 의원에게 추천을 받아 비윤계에서 1명을 넣어 친윤(친윤석열) 색깔을 빼고, 정책위의장이나 원내대표 등도 비윤으로 넣어 균형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역시 당을 추스르는 것을 제1 과제로 꼽았다. “당이 화이부동의 정신으로 하나로 단합하는 게 중요하다”며 “당 대표는 대통령이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지원해주고, 잘못한 건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당의 총의를 받들어 충언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이 친윤체제로 고착화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황우여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대통령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주되 윤심이 지배하는 당으로 비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생과 국익에 매진하지 않고 자기 사람만 어떻게 앉힐까 생각하면 총선 승리를 이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정당이 한 목소리를 내는 건 바람직한 게 아니고, 하나의 방향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며 “당 대표의 리더십으로 국가적인 위기에 대한 공동 인식을 형성하고, 거대 야당과 한마음으로 싸울 수 있는 당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을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공천 혁명을 통한 총선 승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보름·최지영 기자 fullmoon@munhwa.com